비가 내리네요
- 안정원
비가 내리네요
어제도 오늘도
가로등은 고개를 떨구고
나지막히 등불을 응시하고
떠나간 님을 생각하며
흘러 흘러
돌아 들어가는 도랑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불빛들 속
무엇을 잊어야만 하는가?
가랑비 묻은 유리창
빽옥히 들어앉아 있는 먼지들 속
무엇을 찾아야만 하는가?
망각과 구인 속에
남아있는 핏덩어리를 닦아낸다.
정처없는 이내 발걸음과 함께.
자작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 그리고 시를 사랑한 어린왕자>중에서
신청곡은 최성수님의 빗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