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ＡＮＣ▶

원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사귀던 두 학생이
이른바 '데이트 폭력'으로 헤어졌습니다.

가해 남학생은
결국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 넘겨졌는데,
학교 안에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벌어졌습니다.

교장과 교감이
가해자인 남학생 편을 든 겁니다.

피해자는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했고,
가해자는 정상적으로 등교하고 있습니다.

이병선 기잡니다.

◀ＥＮＤ▶
◀ＶＣＲ▶

강원도 원주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B양은
교제하던 같은 반 A군에게
올 초 헤어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이때부터 A군은 책상을 세게 내려치고
소리를 지르는 등 폭력성을 보이고,
B양이 원하지 않는 스킨십을 시도했습니다.

자해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ＩＮＴ▶B양 아버지
"뒤에 몰래 와서 안고 산에 놀러가자고
하고, 얘가 그걸 안 들어주면 커터칼
갖다가 자기가 피를 묻힌 걸 보여주는
거야, 메신저에 사진 찍어가지고"

A군의 직·간접적인 폭력이
두 달 넘게 이어지자, 학교는
A군을 학교폭력 심의위원회에 회부했습니다.

(s/u) 문제는 이때부터였습니다.
피해 학생을 둘러싸고 직·간접적인
2차 가해가 벌어진 겁니다. //

학교의 최고 책임자인 교장·교감이
가해 당사자였습니다.

A군을 바로 옆 반으로 옮겨 분리하던 날,
교감은 다른 학생들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A군의 이름을 부르며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ＳＹＮ▶학교 교감
"그 학생이 자살을 하거나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죽지 말아라
이런 의미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아요"

교장은 사건 처리가 늦다는 교사들의 우려에
A군 가족이 지난해 학교에 발전기금을 낸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ＳＹＮ▶학교 교장
"(A군이 누군지) 잘 모르고 있다가 작년에
통화했던 기억이 나서 걔가 걔 아닌가,
작년에 발전기금을 기부했던 적이 있는
아이다, 그렇게만 얘기가 됐던 건데"

(cg)
교장과 교감은 A군의 데이트폭력을
"남녀가 사귀다 벌어진 일"로 일축하는가
하면,

"소송이 들어오면 학교가 골치 아프다"는
말까지 반복했다며,
교사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학교는 추가적인 분리 조치를 위해
A군의 '출석 정지'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A군 측의 반발로
이마저도 없던 일이 됐고,
A군은 현재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ＩＮＴ▶학교 교사
"이걸 교육적으로 어떻게 접근할 수도
없고, 지도할 수도 없는 현실이거든요.
그게 정말 개탄스럽습니다"

이달 중순 열릴 예정이던 학폭위도
학교와 교육청의 준비 소홀로 연기됐습니다.

충격적인 데이트폭력과 2차 가해로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B양은
현재 정신과 폐쇄 병동에 입원했습니다.

MBC 뉴스 이병선입니다.
(영상취재 장종국 차민수)